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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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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이번 포스팅은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라는 책을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제 업이 이쪽이니 만큼 이쪽 관련한 소재의 책이

나오면 굉장히 반갑습니다.

관심이 있는 곳에 사랑이 싹트는 거겠지요?^^

 

책은 에세이 느낌으로 굉장히 읽기 쉬웠고

재미가 참 좋았습니다. 

제가 수강생이었을 때를 떠올리게 해주는

에피소드도 있었고 지금 지도자로서의 나를

돌아보게 하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정말 집중해서 술술술 읽었습니다.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는

제4회 카카오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저자의 프롤로그를 필사하면서 저자가

이 책을 출판하게 된 마음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프롤로그

나는 요가 강사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다. 
요가를 시작한 지 겨우 2년째에 접어든다. 
요가가 가진 신비로운 세계를 체험하지도
못했고 인체에 대한 이런저런 전문지식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내가 요가 에세이로
책을 낸다는 건 분명 멋쩍은 일이다.

하지만 뻔뻔하게도, 그러나 별수 없이
나는 그저 나의 이야기를 썼다. 
실패로 점철된 20대를 되돌아보고 
그리하여 지금의 나를 붙들기까지,
그 모든 안간힘의 기록이 여기에 있다.

요가 매트 위 나는 자꾸 볼썽사나워진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주변과 경쟁하려 들고, 조바심치고,
두려움에 떨며 쉽게 좌절한다.
난 그런 자신을 한껏 비웃어주는 동시에
나를 둘러싼 세상의 부조리와 가난,
위선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다.

요가는 맨몸으로 해나간다. 
아프다. 두렵다. 그래도 다시 한번,
다시 한번을 외치며
나를 부수고 가벼워진다.

이제 필사해보겠습니다.^^


-21

 

숨 쉬는 법부터 다시 배우다

 

요가를 할수록 느끼지만 인헤일, 엑스 헤일 이게 참 어렵다.

어떤 까다로운 동작보다 깊고 바른 호흡이 더 어렵다.

얕고 짧게 몰아치는 호흡에 허둥대다 보면

옆자리 요기니의 깊고 긴 숨소리에 기가 죽는다.

선생님은 다그치듯 외친다.

"숨 쉬세요! 숨 쉬세요!" 마치 숨쉬기를 모르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 같다. 

그럴 때면 헉헉대는 자신에게 얼마나 낭패감이 드는지 모른다. 

숨 쉬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 너무너무 똑같았습니다. ㅋㅋㅋㅋ

저 또한 수업이 중반에 다다르면

호흡 멈추지 마세요! 숨 쉬세요! 숨! 숨! 이렇게 큐잉을 계속 반복합니다.

회원분들께서 실제로 숨 쉬지 않고 참으면서 동작을 유지하시려고

많이들 하시기 때문에...

숨쉬지 않으면 다칩니다! 항상 말씀드립니다.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는 압박과 함께요.. ㅋ

욕심을 내려놓으면 즐길 수 있습니다~!^^

 

한 번은 한 회원님께서 저에게

"선생님~ 선생님 의사 선생님 같아요..

우리한테 자꾸 숨 쉬라고 하니까요..

저희 죽었었나요??"라고 말씀을 하셔서

빵 터졌던 기억이 납니다.

요가 수업하고 어지러움을 호소하시는 것도

호흡을 하지 않고 애쓰며 참아서 그렇습니다.

호흡하시면서 천천히 하셔도 괜찮습니다!

요가는 원래 그런 것입니다~~^^ )

 

 

-31

나의 첫 요가 팬츠

 

 

요가원을 등록할 때도 가장 걱정된 건

'무엇을 입는가'였다. 

쫄쫄이. 그걸 어떻게 입지?

.....

첫 요가복은 요가원에서 샀다.

선생님이 권해주신 요가 팬츠는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선이 어지럽게 그려져 있었다.

이런 바지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데,

그것을 쭈뼛쭈뼛 사버리는 자신에 더 놀랐다.

.....

문을 밀어 탈의실을 빠져나왔던 순간을 기억한다. 

태연한 척했다.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을 엉덩이 라인에

마음이 쓰이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마셨다. 주변을 두리번거리지 않기로 했다.

다소 어두운 조명이 구원이었다. 비로소 마음이 놓였고

그 누구도 나를 쳐다보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

좋은 몸과 나쁜 몸의 구분도 모호해졌다.

어깨는 둥글고 예쁜 것으로 다가 아니다.

어깨관절이 유연해야 하고 

뭉침이 적어야 하며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선 안 된다.

요가를 통해 깨달은 것, 그것은 어떤 몸이든

오랜 수련으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모든 건 과정 속에 있다.

그러므로 내 몸을 부끄러워할 필요도, 

타인의 몸을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누구나 요가 팬츠를 입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다. 결연함, 뻔뻔함, 비장함 없이도

자신의 몸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 저도 취미로 요가를 시작하면서

인터넷으로 쫄쫄이 바지를 구입하고

집에서 시착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집에서 입어 봤을 때는 너무 야하지 않나?

패턴이 너무 화려한 건 아닌가?

색이 너무 쨍한가? 

하지만 막상 현장에 나가면

내가 제일 수수하고 심지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 것..

저만 경험했던 것은 아니겠지요?^^

해변에 가면 화려한 패턴의 수영복이

수수해 보이듯이 특정 장소에 어울리는

특정한 장비빨이라는것이 있습니다..^^

장비 발도 훌륭한 동기부여입니다. ㅎㅎ

여기에 사족을 좀 더 붙이자면,

옷을 붙게 입는 것이 강사 입장에서도

회원님들 몸을 잘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숨을 잘 못 쉴 정도의 꽉 끼는 옷은 제외하고

바디 실루엣이 잘 들어 나오는 몸에 붙는

옷으로 수업해주시면 핸즈온 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뱃살 드러나는 건 

너무 신경 쓰지 마시고요!

제발 맨투맨 같은 두꺼운 티셔츠로

아름다움을 감추지 말아 주세요~~!!^^ ) 

 

 

-91

 

이겨먹고 싶은 마음

수업 끝자락에 자리한 시르사 아사나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많은 초심자들이 막연히 

불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그걸 알기 때문에 

공중에 다리를 들어 올릴 때면 마음이 복잡했다. 

우쭐하면서도 민망하달까.

자랑하고 싶은데 자랑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 걱정했다.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동안 거꾸로 된 시야에 

요기니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벽을 지지대 삼아 연습하는 사람,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사람, 포기하는 사람 등.

그런데 그중 한 요기니가 서서히 다리를 들어 올리더니

물구나무서기에 성공했다. 

평소 은근히 경쟁의식을 느끼던 분인데 (물론 나 혼자)

나는 바로 그를 이겨먹고 싶다고 생각했다.

저 사람이 내려올 때까지 절대 먼저 내려가지 말아야지.

그렇게 혼자 시합을 벌였고 이겨먹었다. 

......

문제는 이겨먹고 싶은 마음의 함정이다.

정말 쓸데없는 것들에까지 경쟁심을 느낀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후론 남들이 누리는 

여가와 낭만까지 질투하기에 이르렀다.

여행을 가든 맛있는 것을 먹든 예쁜 길고양이를 만나든

열심히 찍는다. 올린다. 

그것이 가장 시급하고 우선시할 일이 되어버렸다.

뭘 자랑하고 싶은 걸까, 뭘 이겨먹고 싶은 걸까.

.....

경쟁하는 요가는 없다. 요가엔 잘하고 못하고 가 없으니까.

나도 안다.

알지만 이 습관적인 경쟁심을 떨쳐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비교하지 않고 쫓기지 않고 온전한 나를

받아들이기까지 요가를 계속해나가야겠다.

 

( 저도 처음 요가를 접했을 때

머리 서기 자세라던지 우르드바 다누라가

잘 되지 않아 집에서 연습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때는 왜 그 동작을 꾸역꾸역 완성하고 싶었을까요..

강사 시험 준비하면서 잘 되지 않는 동작에

좌절도 했었고 다른 선생님들보다

완벽에 가까운 자세가 나오면 우쭐하기도 했습니다.

요가는 그런 것이 아닌데 말이지요...

다 경험했으니 나오는 감상이겠지요.

요가 매트는 내 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무도 없는 오롯한 나의 공간 내 매트에 앉아 있다

상상하시며 동작을 수행하시면

좀 더 내 안에 집중을 잘하실 수가 있습니다.

저도 요가를 계속해나가야겠습니다 : ) 

 

 

-115

 

이것으로 충분하다

요가 수업에 수강생이 나뿐인 날이 있었다.

뜻하지 않은 일대일 수업인데, 난감했다.

괜히 선생님께 미안하달까.

나만 아니면 한가롭게 쉬실 텐데.

나는 나대로 멋쩍어 혼났다.

오직 나만을 위해 구령을 붙이고 

동작을 설명하고 시범을 보이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는 거다. 선생님의 눈길이 내 몸에 콕콕 박힌다.

꾀를 부릴 수도 없다. 긴장이 돼 몸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묵혀둔 질문이라도 하고 싶어

아치 자세,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에 대해 물었다. 

내 고민은 팔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보면 숙련된 요기들은 팔을

땅고 수직으로 곧게 펴던데 나의 경우 팔이 자꾸 사선으로 휘었다. 

몸 전체로 보면 야트마한 뒷동산 모양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 모양이라 답답하던 차에 문제를 여쭈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그걸로 충분해요. 문제없어요."

 

순간 아연.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나도 사진 속 요기들처럼 팔을 곧게 펴고 허리도

둥글게 둥글게 말고 싶다고요!

타이르듯 말하는 선생님의 요지는 이랬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진들은 일종의 화보로,

찍히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것이 많다.

실제 수련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니 애써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사람의 체형은 모두 다르니 자신에게 맞춰하면 된다.

올바른 방법으로 동작을 취하고 자극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이 마지막 말,

'충분하다'는 표현에 새삼 놀랐다.

충분하나는 건 도대체 뭔가.

문득 난 요가를 진심으로 즐기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닌데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끌어안고 있었다. 시험 보는 수험생처럼 기초를 탄탄히 하고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매사에 진지하고 치열해지는 것이다. 

요가가 주는 정신적 고양, 고요하고 단순한 세계, 자유로움,

가벼움, 넉넉함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그건 정말이지 손해 보는 짓이다.

즐기지 못하면 손해다.

 

 

어떠신가요? 

저에게는 미소를 머금고 계속 읽게 만드는

멋진 에세이였습니다.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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